2008년 11월 23일 일요일

유럽 이야기 - 니스

Nice Story 1

2006/06/05~07/02
샤를 드 골에서 오를리까지 가는 길은 생략하겠음.
두근두근거리긴 했지만 그게....뭐 큰 건 없어서.

오를리에서 하루종일 밍기적 거리다가 저녁 늦게나 되어서야 니스로 도착했다. 낯선 곳에 던져졌다는 기분과 여행왔다는 설레임은 비행기의 연착으로 짜증으로 바뀌어 있던 찰나였다. 오를리에서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서 빈둥거리는건 고역중의 고역이었다. 여행 초기인데 되씹을 추억이나 있나, 빨리 가서 관광하고 싶은데 그것도 안 되니 할 수 없는 노릇이고.

그 당시에는 유럽의 연착이 그저 그런 줄 알았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정말 무시무시하더라는.



예쁘지도 않은 내 얼굴 박힌 사진을 여기다 올린 이유는 니스의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이라곤 이거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 때가 저녁 7시 경이었나.... 새벽에 드골 공항에 도착해서 오를리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며 이것저것 합쳐봐도 이렇게 늦게 도착할 이유는 없었건만 도대체. 시간이 아쉽기만 했다.





8시가 다 되어서야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호스텔 주인분께서 픽업을 해서 오신다고 하셨으니. 전화를 걸고 얌전히 기다렸다. 버스에서도 끌어오르는 화는 좀 삭혀졌는데 버스에서 내려서 픽업까지 기다리는 동안에서야 조금씩 실감했다. 아, 내가 온 적 없는 장소에 있는거구나.

니스에서 동양인은 만난 일이 없다. 유일하게 만난 두 사람, 한명은 혼혈이고 한명은 이민 1.5세대. 순수한 아시아는 우리밖에 없었었다. 픽업한 차안에서도 우리는 좀 신기했던 듯?
늦게서야 호스텔에 도착해서도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3인실을 예약까지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예약건이 잘못되어서 3인실이 없는거다. 아 곤란해. 예약은 확인했으니 어쩐다 싶었는데 1명이 묵고 있는 4인실을 주었다. 좀 아쉽긴 해도 어쩌겠는가. 그 1명이 나의 아랫층 침대 주인이었던 티파니 앵 이었다. 이 분, 친절하고 다정하긴 했지만 노는거 너무 좋아하는 아가씨라 얼굴을 식당 이외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늘 남자들에게 둘러싸여서 인사조차도 난감했었다. 그래도 헤어질 땐 정말 아쉬웠다.

여튼 우리가 묵은 방이다. 전방은 아주 좋아서 니스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호스텔 자체가 전망이 좋아서 내려다보면 참 멋졌다. 사진을 찍지 않았던게 후회될 뿐.





저녁은 몰랐는데 아침이 되어서야 여기가 어딘지 실감났다. 호스텔은 시 외곽에 위치한 한적한 마을에 있었다. 아열대성 기후래봐야 제주도 말고는 없는 한국에서는(요즘은 다르겠지만) 지중해의 기후는 상당히 신기할 따름이었다. 저 멀리 보이는 지중해도.

버스를 타기 위해서 타닥타닥 걸어내려갔다. 내려가는 길도 아름다워서 눈이 상당히 즐거웠다.



날씨가 반짝인다. 니스는 그렇다. 무더운데 날씨가 봄날처럼 반짝반짝 거린다. 나무들도 잎들도 다 반짝거린다. 보고 있노라면 나도 물들거 같았다. 너무 동화같다. 저 멀리 지중해가 보인다. 왜인지 수평선이 한참 위에 있었다.




저 멀리 저 곳은 어디였을까. 지금 생각하건대 니스 언덕인것 같은데 못 간 게 좀 아쉽다.







시내로 나오는 동안 보았던 동네의 풍경. 한적하다.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친다고 정류장 앞의 홈구장 모습도 찍었다.

12일 파리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갈 기차를 예약하기 위해서 중앙역부터 들렀다. 프랑크푸르트까지 장시간 여행이어서 혹시나 자리가 없을까 걱정이 되어서 말이다. 유럽은 유레일이 있어도 지정좌석이 없기 때문에 따로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비는 3유로.
중앙역에 들렀으나 예약은 할 수 없다는 말에 (눈물을 머금고) 파리에서 예약하기로 하고 시내로 걸어내려왔다. 이제는 영국인의 해변에 들려야지.



유럽에서 이후로 유일하게 보았던 케에푸씨. 젤 좋아하는데 못 만나서.....크응
우리가 니스에 갔을때는 한창 시내 공사중이었다. 아마도 트램공사?






시내에 있는 노트르담 사원. 파리의 노트르담과 외관이 같다고 한다. 크기만 작다나. 우리가 노트르담 근처에 도착했을때는 종을 치고 있었다.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바로 영국인의 해변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가이드 없이 지도 하나만으로 유럽여행은 확실히 힘들었다. 영국인의 해변을 찾기 위해서 신시가지를 이잡듯이 뒤져야만 했나니..... 뭐 그 덕에 니스의 구석구석은 확실히 보았지만.




니스 신시가지. 현대 유럽풍.




피아노 악보집. 참 예쁘다.



영국인의 해변으로 가는 길은 쇼핑가가 즐비했다. 옷 비싸.... 하지만 회랑은 예뻤다.








꽃시장 가는 길. 구시가지로 통하는 곳이다. 뭐 우리는 영국인의 해변을 거쳐서 구시가지로 갔다.


해변에 가까워질수록 짭쪼름한 특유의 바다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접했을 때였다. 수많은 스타들이 다녀갔던 곳,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휴양도시라는 니스. 그 바다를 드디어 보게 되는구나 싶어서 많이 설렜다. 굳이 니스로까지 온 이유가 뭐겠는가.

니스 해변가에 있는 저 유명한 분수대가 하필 공사중이었다. 보고싶었는데 아쉽다.



그러나 처음 본 소감은 '앗 해운대랑 뭐가 달라!!!'
..............해변이니까 다를게 없겠지만. 해운대도 예쁜 곳이구나 싶었다. 다만 해운대에서 볼 수 있는 포장마차들이 없는거랑 모래가 아니라 돌이라는 차이가 있달까-_
날씨는 더웠지만 아직 여름은 아니라서 바다는 차가웠다. 사람들도 아직 많지 않았고. 날씨는 비라도 올 듯 흐렸고 조용한 니스의 바다는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다.


영국인의 해변.
니스에서 한참을 노닥거리던 우리는 서둘러 다음 코스인 마세나박물관을 향했다.
그런데





마세나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기만 했다. 저 표지판이 보이시는지? 마세나라고 적혀 있는데. 분명히. 그런데 저 표지판을 따라가면 엄한 길이 나온다. 그래서 되돌아왔다가 또 다른길로 가서 허탕쳤다. 니스 시내구경 한번 징하게 했다. 별로 필요도 없는 시청사만 몇번이나 구경했었다. 이런 경험은 로마에서 말고는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얼마나 징글징글했으면 맴버들은 마세나 박물관 저 간판을 다 찍었다-=-;
아뿔사, 그런데 박물관이............점심휴관이었다. 진짜 기운빠진다. 원래라면 오늘 마세나를 갔다가 근현대미술관을 갔다가 샤갈, 마티즈 미술관을 가기로 했는데 모든게 다 엉망이 되어 버렸다. 마세나는 포기하자. 그렇게 마음먹고 우선 배부터 채우기 위해서 근처 맥을 찾아가서 배를 채웠다.
바다가 보이는 맥은 일행을 여유롭게 했다. 모두 가지 말고 그냥 느긋하게 보자. 시간 되는대로. 다 볼 수 있음 좋겠지만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맥에 나타난 어여쁜 아가씨. 사실은 애 딸린 아줌마라서 놀랐을 뿐.


 Nice Story NO.2

댓글 5개:

  1. 아 뭐 다시 하기도 귀찮아. 그냥 그럭저럭 봐 주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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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역시 여행하고 나서 남는건 사진뿐....ㅡ_ㅡ;;b



    그나저나 실감나게 잘 찍었네...



    내가 찍은건 왜 디카인데도 일회용 카메라 같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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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酒-peter - 2008/11/25 17:58
    수백장을 찍으면 한두장은 건져유~~

    그만큼 사진 이따시만큼 찍었다는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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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연착되면 진짜 답이 없어..ㅠ



    진짜 노틀담하곤 똑같이 생겼네..



    그래도 니스야 워낙 기후 좋고 좋은 지중해 해변이니깐 저렇게 멋진거지..ㅋㅋㅋㅋ



    난 어느 관광지에서 월미도의 기운을 물씬 느끼고 온적이 있어서... 넌 진짜 행운아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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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lueshine - 2008/11/30 09:36
    연착때문에 이 간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서...한국에

    와서 10분 연착되는거 가지고 감사하게 살고 있어ㅋ

    10분이 어디냐.



    ......뭐 세계에 월미도 같은 곳이 하나 쯤 더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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