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0일 목요일

에...........

 

 

 

 

 

 

 

 

1.

제목을 뭐라고 붙여야 할지 고민했다. 카테고리도 난감하네.

 

 

2.

우리동네 길냥들을 거두어주시는 할머님이 계신다. 강아지가 가족인 할머니는 집 앞 화분들 사이에 길냥이들이 자주 거처한다는걸 아시고 거기에 길냥이들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셨더라. 비싼 사료는 아니지만 숙식제공을 하셨다. 당연 거기는 길냥들의 명당이 되었겠지만 그네들의 짧은 생명력으로 그 자리의 주인들은 자주 바뀌곤 했었다. 얼마전에 길냥부부가 새끼고양이를 낳았다. 그 조그마한 아깽이들은 길거리에 있는 거처라서 오나가나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생후 1개월도 채 되지 않는 녀석들. 3마리였는데 피치못할 사정이었지만 한 마리가 사람 손을 타는 것을 보고 걱정에 걱정을 했건만 2마리만 보이더라.

 

그 녀석의 무사귀환을 빌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었다. 생명을 가진 존재가 살아있길 바라는건 당연할진대 그러지 못함은 내가 누차 봐 왔던 논쟁들 때문이었다. 난 고양이를 좋아한다. 강아지도 좋아한다. 어지간한 동물이면 그저 부둥부둥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한다. 그래서 길냥이들이 사랑스럽고 가여웠다. 늘 엄마몰래 마당에 물을 떠 놓는다. 엄마는 그 물이 어떤건지 전혀 모르시겠지만. 고양이는 좋아하는 사람만큼이나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길냥이들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길냥이들이랑 그저 해충이나 다를 바 없는 존재들이다. 잘해봐야 비둘기 수준. 동물애호가들이 들으면 심하다 할 말이지만 그 말에는 분명 일리가 있다. 자연경관을 해치고 그런 수준이 아니라 도심 속 오염원인이 되고 있음은 분명하니까. 발정기때의 울음소리는 물론이거니와. 더러운 곳에서 뒹구는만큼 병원균의 원인도 되고 있음은 부정할 수도 없다. 너무 인간위주로 생각하는게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바퀴 외 집 곳곳에 산재해 있을 온갖 벌레들도 마찬가지니까. 내가 바퀴를 무서워하는 것보다 바퀴가 날 무서워할 확률이 더 높은건 사실이다. 결국은 그 아깽이가 하늘나라도 간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단순한 자연의 섭리 그 이상은 아닌데.

 

 

 

3.

세상 모든 것이 1+1=2라는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은 알고 보니 그렇게 똑 부러지는 답은 세상에 거의 없더라.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명의 생각이 있고 그 중에서 그나마 보편화 된 정답에 가까운 오답을 사람들이 머릿속에 주입을 하는거지. 교육이라는 기본적인 방침도 없었으면 정말로 100이면 100다른 답변들이 있었을거 같다. 정답에 가까운 오답이라는것도 그나마 행복한 수준이다. 듣다 보면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닳고 닳은 만큼 객관화라는 보호막 뒤에 숨어서 남이 하는 말을 멍하니 듣고만 있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살아오면 살아온 만큼씩 세상에 눈이 틔이는 그 만큼씩 다른 사람의 말이 들어온다 생각하고 싶다.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아서 어떠한 답변을 내 놓기 난감한 상황. 그 일이 내 일이 아니게 되면 역시나 위의 그 객관화를 가장한 귀찮음의 탈을 쓰고 한 발짝 물러나 버린다. 나에게서 답을 요구한 일이 아니니까 굳이 답을 내어놓지 않아도 되는 것이란 거지.

 

 

 

4.

좀 더 크게 따지면 투피엠의 박재범의 일도 마찬가지라 생각하고 있다. 투피엠이 있는 정도는 알았지만 투에이엠과 구분도 못하고 있었고 그 속에 박재범이라는 존재가 있는 줄도 몰랐다. 버스 떠난 일이지만 일단은 적어도 굉장하게 노이즈 마케팅을 한 셈이고 성공도 거두었네. 그래도 접하기는 아마도 굉장히 빠른 시간이었을거다. 처음으로 접했을때도 그냥 그러냐 정도로 심드렁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진 않다. 탈퇴했네. 미국갔군. 그걸로 끝이다. 나에게 있어서 1%의 비중도 차지하지 않는 그 인물에게 내가 쏟을 여력은 별로 없고. 다만 그의 행동에 (순화시켜)비판을 했던 사람들이나 옹호를 했던 사람들이나 둘 다 틀린 말이 없었더란 거다. 그 논쟁이 과열되니 다들 정신이 나간거지 그나마 정줄 붙잡고 논리적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둘 다 일리가 있다. 애국심이라는 상당히 추상적인 존재에 기대어서 논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도 아니니까. 처음부터 애국심은 이러이러하다 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시작하고 하는게 좀 더 생산적이었으려나 싶다. 나는 지금 현재로서는 아나키스트에 가깝긴 하지만 국가의 필요성은 잘 알고 있고 부정하지도 않을거다. 국가에 대한 소속감도 별로 없지만 그렇다고 소속감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어떤 기분인지 아니까. 굳이 애교심도 없지만 타교 인간들이 우리 학교를 욕하면 같이 끼어 있는 나까지 덤탱이로 욕 먹는 기분이랄까. 상기시키지 말아줘. 알고 있지만 듣기 싫어. 솔직히 말한다면 이 정도 수준 이상은 되지 않는다고 보기에. 묘한 경쟁심리와 합쳐지면 음 그것이. 그러니까 이해가 간다고. 소속지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자신의 애정이 더 앞서나가지 않았을까. 그게 나쁜 일도 아니고 대수로운 일도 아니지. 그 애정이라는 것이 좀 더 충만한 상대와 덜 충만한 상대가 만나게 되면 격렬한 융합반응이 일어난다. 그 결과물은 저것이고.

 

 

 

5.

그러나 자신이 응축하고 있던 잉여력이 폭발하면 전혀 다른 광기로 나타난다. 그 자살청원이나 오늘 일어난 어처구니 없는 짓 말이다. 아무리 정답이 없다지만 정답에 가까운 오답은 얼마든지 있다. 정답에 향하는 확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오답은 오답이 아니게 된다. 가장 고착적이고 정형화된 오답은 당연 사회규범. 법에서부터 예절까지. 인간이 몇천년을 살아오면서 농축한 그 귀중한 유산들은 어느새 몸에 완벽하게 피트한다. 이건 지키지 않으면 안 될 것들이야, 그건 사회의 습관화이고 규범화이다. 그게 이상한 잉여와 맞물리면 사회에 전혀 쓸모없는 것들이 탄생한다. 집단속에 숨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다가 때 맞추어 저렇게 이상하게 결합하여 찬반의 가치조차 흐트려놓는다. 이쯤되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부가적인 문제가 되더라. 오로지 내가 맞고 내가 옳은 것이고. 냉정하게 이야기한다면 한번은 고칠 수 있겠지, 두번은 세번은 그럴 수 있지만 수시로 저런다면 저런 사람들은 잘라내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상처는 상처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것도 있지만 주변도 같이 썩어가게 만드니까. 올바른 사회, 건전한 사회 이런 슬로건을 외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가치관을 가지고 주장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먹히지 않는 게 더 문제니까 말이다.

 

 

 

6.

세상 일에 정답은 없지만 막가는 경우는 자주 보게 된다. 그 이유는 정답이 없는 것과 같더라. 난 그저 한발짝 물러서 있는 소심한 인간일 뿐. 뻘한 마무리지만 박재범에 대해서 별로 생각은 없는데 자살드립 친 그 개객기만큼이나 팬들의 뻘한짓도 둘 다 똑같이 싫더만?

 

 

 

 

 

댓글 8개:

  1. 자살 청원은 머리에 뇌가 있는건지 정말 의심스럽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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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걍 손놓고 있는게 제일 좋은거 같아요... 그 싸움에 말려봐야 말린 사람만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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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pm 알게된건 대략 일주일 전-? 드러운아이드걸스...보다가 와일드바니 찾아보고 우영이한데 꽂혔는데; 그 때도 재범이의 존재는 모르고 있었죠; 그 편에 안나왔으니;;; 와일드바니 재밌길래 1편부터 보면서 알게됐는데 딱 걔네들을 알자마자 요런 일이 터지네요.



    뭐 4년전 일이라지만 재범이도 잘못한거 맞고 우리나라에서 많이 민감해하는 애국심 관련 문제라서 일이 크게 된 것 같은데 자살청원 이런거 보곤 그저 기가 찰 뿐이고; 달랑 4일만에 탈퇴결정하고 뱅기타고 날아간 재범이도 책임감 없어 보이고-(뭐 jyp측에서 압박을 가했다고 그러긴하더라마는;; 모르죠)



    뭐 여튼 정치/사회 관련 기사 다 묻힐 정도로 관련 기사가 많이 쏟아져나와서 이제 좀 그만보고싶을 뿐이예요 =_= 뭘 감추려고 이렇게 크게 난리치나싶기도하구요; 이렇게 다 같이 몰려들어서 죽이네 살리네 할만큼 큰 일은 아닌것 같은데 말이죠-_- 4대강 살리기는 완전 묻혀서 기사 찾아보기도 쉽지가 않고... 기사가 죄다 이 얘기라서 좀 짜증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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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길냥이 읽다가 스크롤...ㅈㅅ 작은화면에서 보기엔 좀 헉헉 거려서;;;(모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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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띠용 - 2009/09/11 00:30
    전 무서워요 그런 애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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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파란거북 - 2009/09/11 07:53
    응 난 그래서 구경만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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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민트쵸코칩♥ - 2009/09/11 10:15
    이제와서 또 마녀사냥이라고 그러고 있잖아. 자살드립 친것도 문제고 리플들 우르르 간 것도 문제인데 저 일 크게 만든건 기자잖아. 기자놈들 진짜 드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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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ShellingFord - 2009/09/11 10:38
    집에서_컴터를.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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