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9일 화요일

오늘의 잡소리.

 

 

 

 

1.

별 거 아닌데 사소하게 찝찝하고 화나는 일이 있다. 남들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해 봐야 쪼잔하다 소리밖에 못 듣는 그런거 말이다. 바로 먹을거 가지고 투정부리는 일. 내가 맏이다 보니까 우리집 간식거리 조달이며 이것저것 내가 잘 사는 편이다. 그리고 나도 먹을 욕심이 많아서 가끔씩 내 방에 쟁여두는데 그게 어마님께서는 못마땅하셔서 늘 주의를 주셨다. 조금 많이 억울하긴 하지만 그게 맞는 말 같아서 어지간하면 그렇게 잘 안 하는데 그래도 가끔씩은 다람쥐마냥 쟁여둔다. 얼마전에 먹을걸로 억울하게 토라진 일이 있었다.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긴 했는데 내가 일방적으로 혼나는 걸로 마무리 되었다. 아 뭐. 어제였던가. 점심은 그냥 건너뛰고 아침과 저녁으로만 일용할 양식을 배에 넣는 나라서 저녁때 무진장 배가 고팠다. 아무리 불평없이 먹을거 입에 쑤셔넣는 인간이라도 가끔씩은 질릴때가 있는 법. 부엌에서 맛난 냄새가 나길래 본능적으로 괴기임을 캐치했다. 와아~~ 그걸로 먹어야지. 물 마시는 척 부엌으로 스윽 갔더니 동생 혼자서 고기반찬 처묵처묵. 분명 밥 차려 준 건 엄마님일실텐데. 동생 다 먹고 나면 밥 먹어야지 해서, 나중에 다시 나왔다. 그리고 고기반찬은 없어졌다. 아.....

나중에 집에 오신 엄마님께서 오셨길래 나도 고기고기 그랬더니 없단다. 어? 없다고. 왜요? 라고 했더니 얻어 온 거라서 얼마 없었단다. 아 진짜 서운해. 매번 먹을거 선사하고도 먹는걸로 구박받는 난데 난 늘 먹을 게 없어서 허덕이는데. 서운해서 엄마한테 투덜댔다. 아니 엄마는 늘 조그마한걸로도 나눠먹으라고 하면서 정작 맨날 나한테 돌아오는건 없더라? 그러고 방에 들어와 버렸다. 말하고 나니 내가 더 쪼잔해 보인다. 이래서 먹을걸로 투덜대기 싫었는데. 그게 엄마도 못내 미안했던지-특히나 저번 일과 겹치면서-슈퍼에서 양념괴기 사 오라고 하신다. 그렇게까지 먹고 싶던것도 아니야. 그냥 서운했던 거라고. 아 됐어요. 그러니까 엄마가 그럼 냉동실에서 쇠고기 꺼내 놓을테니까 내일 구워 먹으란다. 괜찮다니까. 안 먹어. 엄마는 더 말씀이 없으셨다. 나중에 정 못 참아서 라면 끓이러 부엌에 갔더니 엄마가 파랑 만두 넣어 먹으란다. 안 넣어 먹어. 더 말씀이 없으셨다. 다음날 양념갈비가 밥상에 올라왔었다. 이러니까 내가 더 쪼잔해 보이잖아!!!!! 그게 아니라고오오오오!!!!!!!

 

흑.

 

 

 

2.

생활 습관 자체가 불규칙적으로 바뀌다 보니 살이 주체 못할 정도로 쩌 버렸다. 누구는 나잇살이라고 하지만(ㅠㅠ) 그건 아닌거 같고 내가 미친듯이 딩가딩가 논 결과물이라.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그렇게 쉽게 실행이 안된다. 그래서 결국엔 방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이라도 할 까 싶어서 스트레칭 사이트를 모조리 즐찾 해 놓았다. 심지어 다리 살 빠지는 동영상도 어째어째 구했다. 부푼 기대감을 안고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했다. 전신에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샥신이....내 샥신이ㅠㅠㅠㅠㅠㅠㅠㅠ

 

 

 

3.

축구가 보고 싶다. 사실은 진짜 보고 싶다. 아버지가 입원하셨을때는 정말 시간이 없어서 못 봤다. 짬을 내고 싶어도 시간이 안 되니까 짬이 안 난다. 내가 시간 나는 타이밍이랑 늘 엇갈린다. 퇴원만 하시면 퇴원만 하시면 속으로 그렇게 되뇌었다. 그리고 퇴원을 하셨다. 이제는 시간이 남는게 아니라 미안해서 못 가겠다. 그나마 집에서 한가한 사람은 나니까 집에서 아버지 병수발 들어드리는건 내 몫인거고. 아버지께서 그렇다고 손가락으로 부려먹으시는 분은 아니니까 한가하다. 그냥 집안일 하고 아버지 식사 제때 챙겨 드리는 것 말고는 없으니까. 그게 싫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이제는 미안해서 못 가겠다. 시간은 분명히 난다. 여차하면 뛰어 갈 수는 있지만 차마 못 가겠다. 양심의 가책이라는것도 생기나 싶어서 웃지만 그건 그거고 지금 반 금단증상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다만 성적이 개꼬라지니까 그럭저럭 참고 지내는거지. 담달에는 시간이 제대로 날라나? 여튼 모르겠다.

 

 

 

 

4.

아 모기 이 십새들.....-_-

여전히 하루에 대여섯마리는 살포하는거 같다.

 

 

 

 

5.

육지플라나리아라는 걸 우리집에서 처음 봤다. 화단에 뭔가 구물구물 기어가는거 거의 기겁을 하고 봤는데. 내가 징그러운 환형동물에 머리가 없는 이라는 단서를 붙였는데 하나 더 붙여야겠더라. 머리가 있어도 징그러운건 여전히 징그럽다. 내가 그쪽 화단을 아예 가질 못해요 네네네? 무서워ㅠㅠ 화장실에서 돈벌레를 봤다. 그리고 난 화장실을 24시간 이용을 하지 못했다. 진짜예요 정말이예요. 바퀴벌레는 별로 무서워하지도 않는 주제에 돈벌레는.....ㅜㅜ 우리집 장수풍뎅이가 운명했다. 성충이 되어서 집에 왔으니까 오래 살 것 같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가는구나야. 역시 동물은 안 기르고 봐야겠다.

 

 

 

 

 

댓글 14개:

  1. 그랴 마지막 경기 정도는 올 수 있길 빌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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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띠용 - 2009/09/29 23:56
    스포츠 뉴스만 붙들고 사는거 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금단 증상 헉헉헉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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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빌리의 부트캠프 구해서 따라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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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래도 축구보다도 우선해서 챙겨야 할 것들이 있는 거니까요..ㅜ_ㅜ

    병환에서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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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고양이 얼굴 크기가 ㅋㅋ

    여긴 추워서 모기 전부 없어졌는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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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메론소다 - 2009/09/30 00:18
    하도 오래되어서 뭐라고 답해야 할지도 까먹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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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Blueshine - 2009/09/30 23:16
    스트레칭은 하고 있어. 효과가 제로에 가까워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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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khris - 2009/09/30 23:47
    지금 크게 걱정은 없어요. 그래도 회복이 빨라서 다행이예요. 덕분에 온 가족들이 몸조심 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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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KingKenny - 2009/10/01 01:19
    엉야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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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megalo - 2009/10/13 13:34
    고양이는 대두일수록 귀엽습니다ㅋㅋ

    여기는 아직도 모기가 우글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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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Pyubi - 2009/12/23 19:49
    1년만 더 참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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