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오늘의 잡소리

 

 

 

 

 

 

1.

우리집에 새 식구가 하나 들어왔다. 크기는 내 손바닥에 절반만하고 시커먼 뿔 달린 녀석, 그래 장수풍뎅이가 들어왔다. 우리동생이 샀는데 왜 샀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갑자기 들어온 녀석이라 나도 어리둥절해. 난 우리 사촌들이 산 줄 알았는데 동생이 샀더군- _-)r 덕분에 집에 있는 젤리푸딩 먹으려다 타박도 당하고 밤중에 긁어대는 소리에 시끄럽기도 했지만 벌레라 편하긴 하구나 싶었다. 미친듯이 귀찮진 않거든. 동물에게 정신을 못 차리는 나니까 있으면 귀찮다는 생각은 안 하겠지만 여튼 성가시게는 하지 않아서 상관없어. 낮에 동생이 있을때는 거실에 풀어놓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조그마한 수조속에서 나오려고 아둥바둥거리는걸 보면 기분이 짠하다. 강아지며 고양이며 정말 기르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동물을 워낙에 안 좋아하시다 보니까 한번도 제대로 길러 본 적이 없다. 그나마 다람쥐? 잠시잠깐 고양이를 기르긴 했지만 그 기간동안 싸했던 우리집 식구들의 눈초리를 생각하면야. 요즘 부쩍 느끼지만.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동물은 기르지 않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 능력이 자금력이 빵빵해서 기본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동물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해 주는거 말이다. 예전에 자취할때 같이 살던 언니가 강아지를 키웠다. 낮에는 늘 사람이 없으니까 사람만 보면 어쩔 줄 몰라하는 강아지가 왠지 애처로웠고. 그나마 외로움 덜 탄다는 고양이가 그랬고. 사람만 없으면 구슬프게 울어대는 뒷집 강아지가 그렇고. 아무리 집에서 기를 수 있도록 특화된 생물들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감정이라는걸 가지고 있는데 혼자서 그렇게 처박히면 우울할 만도 하겠지. 나 아닌 누군가에게 간다 하더라도 그 이상의 호강을 한다고 할 순 없겠지만 저렇게 처박아 두는것도 인간의 이기심이 아닐까 생각해서 말이다. 쓸데없는 데 감정대입한다고 해도 별 수 없는걸.

 

 

2.

영화를 연달아서 두 편을 봤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과 거북이도 난다. 울다가 지쳐 쓰러지는건 둘째치고 후유증이 장난이 아니다. 억압받는 국민들의 민족성과 항거는 비슷비슷하겠지. 아일랜드의 억압역사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는 알려진 서적이 거의 없다. 찾는 사람이 없으니까. 더 알아보고 싶긴 하지만 이쯤에서 스탑. 다만 아일랜드의 독실한 카톨릭 신앙이 켈트족의 고유신앙을 밀어내면서부터 시작된 신앙이라는건 왠지 모를 아이러니다. 왜래신앙이 토착신앙으로 발전하려면 어딜가나 고유신앙을 밀어내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기독교와 불교의 차이점을 생각하면 순조롭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뭐 그걸 결부시켜 탓할 순 없지만.

 

 

 

3.

요즘 입맛이 없어 큰일났어. 이 정도면 내가 걱정될 수준인데. 밥 먹기가 싫은데 밥을 어떻게 입에 집어 넣는지조차 모르겠다. 배가 고프니까 먹긴 한데 먹는 기쁨따위. 반찬투정, 밥투정 하는건 나의 컨셉이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매운게 먹고 싶은데 막상 매운걸 보면 먹기 싫고. 오늘도 밥 반공기와 포도 한송이와 토마토 하나로 끝냈다. 뭘 먹어도 맛이 없어 난 살고 싶어 흐엉ㅠㅠ

 

 

 

4.

이제 카운터가 좀 제정신을 차린거 같다. 휴휴휴휴 다행

=_=

 

 

 

 

댓글 16개:

  1. 잘하면 15일 원정 갈꺼 같아..만약 가면 하루 전에 가서 놀다가 16일에 일두형이랑 올라가는 일정이 될듯....(잘 하면 간다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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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희집 고양씨들; 제가 너무 집을 자주비워서 좀 미안한...

    근데 왜 저랑 안놀아주고 둘이서만 놀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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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한동안 밥맛이 없었는데, 갑자기 기름진 게 먹고 싶어져서 피자 한판을 해치워버렸어요..;;;

    적당히 먹는게 좋을텐데, 뭔가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듯..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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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으하하 짤방 재밌네요. 저도 장수풍뎅이 키우고 싶어요 핰 남자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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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 밥맛이 없을때 밥에다 우유를 말아먹죠 (?!)



    그럼 고소하고 맛있답니다. ^-')乃





    그나저나 짤잌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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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블로그가 뭔가 바뀐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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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ShellingFord - 2009/08/05 00:02
    ㅇㅇ 오면 연락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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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khris - 2009/08/05 00:40
    피자를 먹었는데도 한 조각 밖에 안 먹었어요 엉엉엉

    입에 들어가질 않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살 뺄 셈 치고 싶지만 입맛이 없으니까 힘도 없고 머리도 아프고 먹어야 살 것 같은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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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민트쵸코칩♥ - 2009/08/05 00:30
    ㄴㄴㄴ님은 고냥이를 위한 것임. 고냥이 둘이서 부둥부둥 잘 있잖아.

    아무도 없는 집에 맨날 혼자 하루종일 방치플하는 것만큼 애완동물 괴롭히는 것도 없다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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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megalo - 2009/08/05 01:10
    짤방은 지름신견제용.

    장수풍뎅이가 남자의 로망이었구나....(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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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Joshua.J - 2009/08/05 16:43
    저는...저는....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합니다ㅠㅠ

    짤방에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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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Blueshine - 2009/08/05 23:11
    헉 님 눈치 짱이심-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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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이폰에는 안낚였는데 오마주폴더에 낚인 전 뭔가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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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찌.... 찔려요....

    아 초코야 미안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정말 요즘엔 잘 못뵙는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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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파란거북 - 2009/08/06 00:11
    어 너 인생 지못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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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깡종 - 2009/08/06 11:57
    초코한테 잘해주라능ㅠㅠ



    요새는 그래도 자주 출몰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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