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5일 토요일

오늘의 잡소리

 

 

 

 

 

 

 

 

1.

이웃집 할아버지가 계신다.(뒷집 아님.) 할아버지래봐야 울 아버지랑 연세 차이가 별로 안 나실법한 분이시지만. 이 분이 느지막히 컴퓨터를 배우셨는지 우리 남매를 마구 괴롭히신다. 나야 그 괴롭힘의 범위를 살짝 벗어났지만. 못하는 것도 맞고 어르신들 인식에 여자는 컴을 몰라. 라는게 박힌건지 난 뭐. 그런데 울 동생이 들들들 볶인다. 내가 한번 본 컴은 상당히 오래되어서 어지간하면 바꾸어야 할 거 같은데 그게 나이 드신 분들에게 통할쏘냐. 잔고장이 잦은것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시는 것 같더라. 컴이 고장만 나면 공돌이 울 동생 호출하는데 동생, 한두번 갈 때는 잠잠하더니 5번을 넘기니까 급기야 짜증이 난 듯. 죽어도 안 간다고 버팅겼다. 그래서 내가 대타로 몇번 갔지. 몇번이래봐야 2번인가. 암만 봐도 컴이 답이 없어 보이는데 요새 잠잠하더니 오늘 호출 명령이 떨어졌다. 이웃이고 그러니까 엄마님이 한번만 가 달라고 사정하는데 울 동생은 한두번 해 주니까 계속 부르지 않느냐 지금 가면 또 봐 달라고 그런다 죽어도 못 가겠다 그러더라. 엄마님은 계속 사정하시고. 그래서 내가 엄마님께 슬쩍 이야기해줬다. 아니 전문가에게 맡기면 되지 왜 우리한테 시키냐고. 그랬더니 그게 또 어른들은 그 돈이 아깝지 않겠냐고 그런다. 출장비에 치료비까지 더하면 나갈거라고. 그런 말이 나올거라 예상했는데 막상 나오니까 거식해진다. 다른 말은 제쳐두고 뭘 바라는 건 아니지만 성의표시는 해 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그랬다. 이웃처지에 그런거 어떻게 받냐고 그러시길래 한마디 더 덧붙였지. 설마 돈으로 달라는 뜻으로 해석한 건 아니냐고. 돈을 바라는건 아니라도 이웃 처지에 왔다갔다 거리면서 컴 봐 주는데 음료수 하나라도 줘야 하는게 당연한거 아니냐. 그랬더니 엄마님도 동생에게 더 말하진 않은 듯. 난 육체노동을 했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요 며칠 전에 자주 가던 사이트에서 짜게 식은 적이 있었다. 내 취미가 디브디 모으고 만화책 모으고 책 모으고 시디 모으고 관련 상품 모....으는건 아니고. 여튼 좋아하면 수집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어서 책이나 만화책이나 디브디 같은 게 상당히 쏠쏠하다. 오래 된 것도 있고 최근 것도 있고 가끔씩 돌려보기도 하고 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그런 내가 내심 자랑스러워서 디브디 사고 싶은건 다 산다, 책도 사고 싶은건 다 산다. 돈 많다는 소리 들었다. 진짜 짜게 식었다. 저번에 길게 이야기 해서 두번 하고 싶진 않다. 내가 돈이 많아서 그런거 꾸역꾸역 사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향유하고 즐거워 한 만큼 그만큼을 지불하는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는 거다. 비싸면 안 사면 되겠지. 그러면 보지 마. 보지 말란 말이다. 니들 공짜로 다운받아 보라고 만든거 아냐. 다 사라는건 아니지만 좀 양심은 가지자.

 

 

요 며칠 새 비스무리한 일 두번 겪어보고 나니 입맛이 쓰다. 비용이라는건 내가 취한만큼의 대가를 지불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다. 아무리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지만 내가 (+)한만큼의 지불은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자고. 답답하면 자기가 직접 하면 되는 것이고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행동은 뭔지 모르겠다. 내 돈 주고 합법적 범위 내에서 즐기고 있는데 범법자 집단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그 기분나쁨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거다. 술 마시는건 내가 즐기는 거라는 인식이 있어서 아깝지 않은건가? 눈으로 보는 것도, 귀로 듣는것도, 머릿속에서 곱씹는것도 다 즐기는 거다. 즐기는 거. 사라고 달달달 볶고 싶지만 최소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사는 사람 비웃지나 말란 말이다.

 

 

 

2.

디시같은 경우는 언어가 단순하다. 짧막하고 직설적이다. 돌려 말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만 내뱉기 때문에 문어체와 구어체의 구분도 거의 없다. 직설적이고 짤막한 만큼 외려 어법에서 어색한 부분이 없거든. 그건 대부분의 갤들이 비슷비슷한 성향이다. 애니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답답할 때가 있다. 이 동네는 진정으로 답이 없다. 제일 눈에 거슬리는것은 납득되어 버렸습니다. 야 인마, 납득은 니가 하는 거지 남이 해 주는게 아니거든? 비슷한 것으로 설득되어 버렸습니다.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싶다. 일본어 번역체라는 거겠지. 아 이래서 전문 번역가가 번역하지 않는 이상 야매소리 들을 수 밖에 없구나 싶다. 격식이 없는 곳에서 뭐라고 말해도 상관은 없진....않지만 납득하겠는데 나름 격식 차리고 진지한 대화를 한다는 곳에서 저딴 소리 지껄이고 있으면 상대하기 싫어서 그냥 뒤로 물러난다. 어린 나이에 야매 언어를 습득하면 한국어도 야매가 되는구나. 하지만 가장 충격이었던것은 '네이버 검색은 할게 되지 못합니다.' 진지하게 해석이 힘들었다. 같은 한국어를 보고 있는데 뭔가 눈이 침침해지는 기분을 진하게 느꼈다고.

 

한국어 어렵다. 까탈스럽다. 이건 배우면 배울수록 더 지랄맞다. 다른 나라 언어와 비교할 순 없지만 이거 분명 힘든 거 맞다. 그거 다 맞추고 살아가려면 머리 터진다. 그런데 좀 기본적인 건 맞추자. 많은건 바라지 않을테니까. 가끔씩 맞춤법 틀리는 것도 짜게 식는데 문장이 틀리면 짜게 식는 수준이 아니다. 니 머리가 의심된단 말이다. 외래언어, 문장, 문법 접하는 만큼 한국어도 좀 접해줘 제발.

 

 

 

3.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또 며칠간 자리 뜨겠음. 바이바이

 

 

 

 

댓글 16개:

  1. .......부산갈랬더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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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곧 볼 것 같은 무서운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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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 자취방에 씨디 모으는거 있는데

    그거보고도 애들이 돈 많다니 뭐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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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한국어와 외국어를 적절하게 섞어야지 한국어도 아니고 외국어도 아닌 이상한 언어를 구사해내는 디시..



    역시나 천재들의 모임(여러가지의미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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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우리말이 어렵다는걸 느끼게 되더군요..



    요즘은.. 맞춤법이..-_-;;



    인터넷 사용이 오래되면서.. 이렇게 된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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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한국어... 정말 어려운거 같아요. 라틴어처럼 격변화가 14개 되는건 아니지만 같은 의미를 가지는 다양한 동사들이 너무 많아서 ㅋㅋ 시비 걸지마 시비 까지마 시비 털지마 ... 외국인들에게 뭐라고 말해줘야할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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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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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파란거북 - 2009/08/15 01:55
    다음에 오셈

    내가 12월이나 되어야 부산 내려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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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ShellingFord - 2009/08/15 02:39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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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spector - 2009/08/15 11:48
    술퍼먹고 유흥으로 날릴 돈만 좀 아껴도 나 정도는 살 수 있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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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띠용 - 2009/08/15 12:02
    헤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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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Joshua.J - 2009/08/15 22:56
    디시는 센스로 넘어갈 수 있지만

    센스가 아닌 문장들이 넘쳐나서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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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hardboil - 2009/08/16 02:02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어렵죠.

    맞춤법, 띄워쓰기, 다 힘든데 그런데

    그래서 틀리는거야 이해를 하지만 저건 틀린 정도가 아니어서 보면 답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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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megalo - 2009/08/18 04:57
    한국어의 휘황찬란한 형용사와 동사들을 보면 질리긴 질립니다ㅋ

    전공하면서도 뼈져리게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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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메론소다 - 2009/08/18 08:23
    답글 완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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