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2일 목요일

삽질과 삽질과 삽질의 하루

 

 

 

 

 

 

 

 

 

 

그러니까................................

 

 

 

1.

축구를 좋아하게 되고서부터 내가 보러 간 경기가 몇 경기가 되는지 그걸 손으로 꼽는것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기억에 남는 경기를 말해보라고 하면 그것도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물론 기억에 남는 경기야 당연히 있지만 그 경기에 대해서 말하라면 우물쭈물하다가 그냥 단순대답으로 끝을 낼테니까. 하나하나가 소중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 기억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보러 다니긴 했다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기억이 남을 정도로의 경기는 일일이 뇌리에 박기도 벅찬 와중에도 강렬하게 잔상이 남아 있었다는 말인데. 아마 어제의 경기가 강렬한 잔상 탑3에 들어갈 것 같다. 진심으로. 부산이 잘해봐야 얼마나 잘했다고 선수들 못한다고 그게 기억에 남을 리도 없을테고 연고이전 하겠다고 설친거 말고는 내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정도로 능동적으로 살아간 부산도 아니니까 어지간한 일 쯤 기억에 남을리가 없잖은.

 

경기를 보다가 일어나니까 머리가 피잉 돌았다.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있다가 일어날 때 피잉 도는것처럼. 목에 핏대까지 올려대면서 소리쳤으니 안 어지러울 리 있겠나. 집으로 돌아오면서 어째어째 마음을 추스리려고 그게 마음대로 된다면 난 범인이 아니라 성인의 경지에 이르른 거겠지. 몇번이나 글을 쓰다가 지워버리고 또 글을 쓰다가 제풀에 못 이겨서 지워버리고. 쓰고 지우고를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한번씩 쓰고 다시 한번씩 지울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게 아니라 기분이 땅으로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거 같아서 그냥 관뒀다. 이건 완전히 자학이잖아.

 

 

 

 

2.

그래서 기분전환으로 다른 글을 꺼내 쓰기 시작했다. 이거 분명히 기분전환용 즐거운 마음으로 써댄 글인데 아악 이딴 글 쓰는게 아니었어 쓰면 쓸 수록 이건 마치 대기권 내에 들어온 유성처럼 미친속도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을 발견. 아니다 아니다 별 거 아니다 했는데 막상 쓰면 쓸수록 처절하게 암울한 내용이랑 주인공들 때문에 정신동조라도 하면 같이 미쳐버릴 기세. 이래서 난 건담시리즈가 괴로워. 보고 나면 진심으로 기분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거든. 특히나 우주세기 보고 나면 이 토미노옹... 괴물 굇수 사람을 이렇게 뒤틀어놓아도 되는건가요 다른 의미로 두번은 보기 힘든 시리즈들이라. 그나마 비우주세기 들어가면서 조금 나아지긴 하지만 그건 우주세기에 비해서일뿐.

 

그런 의미에서 건시뎅은 위대합니다. 다른 의미로 손을 댈 수 없는 작품이니까여^.^

 

 

 

 

3.

기분이 끝간데 없이 침울해져서 이건 마치 바닥 없는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던 거였어. 그러니까 이렇게 바닥에 떨어지는게 더 견딜수가 없어서 침대로 굼실굼실 기어들어갔다. 쥐죽은듯이 자긴 뭘 자. 꿈속에서 꽤나 고생했다. 어디론가 여행을 간 듯 한데 숙소는 왜이렇고 상태는 왜이런거야. 불안정한 정신이 꿈이 반영되었던건지 여행에서 개고생만 하다가 온 기분이었다. 깨고 나서도 찜찜해.

 

 

 

 

4.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서 옆에 있는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다.

책 이름은 우부메의 여름

이었다.

읽으니까 손을 떼기는 싫고 그래서 그냥 주욱 읽고 있었는데

정말 진심으로 패닉이었다. 우중충한 기분이 덮밥으로 내리 누르고 있어. 이건

자학이 아니라 고문이었어.

 

 

 

그리고 지금 정신을 차렸다. 우울의 우울의 연속을 달리고 났더니 그 반동인가 조금 나아지는 기분. 그냥 머릿속에서 싸악 지워버리고 싶어. 우울에는 우울로 달리는것도 나쁘진 않아. 그 동안이 괴로워서 그렇지. 그런 의미에서 짤방은 졸래 웃다가 기절한 거. 도대체 티에의 건담 네임들은 왜 그래. 1기는 괜찮더니 2기에서는...............ㄱ-

 

 

 

 

 

 

 

댓글 12개:

  1. 엉엉엉 정말 어제는 최악이었어.ㅠㅠ

    답글삭제
  2. 란 님 !! 안녕하세요.. 란 님과 같은 축구팬들이 계셔서 우리나라 축구의 미래가 있는거 같아요.. 그러니까 화이링 ~~:D !!

    답글삭제
  3. 어젠 진심으로 맥주가 땡겼어요 ㅋㅋ

    답글삭제
  4. 우부메의 여름;;; 괜찮은 소설임에는 분명 틀림없지만..

    정상적인 마음일 때 읽어도 괴로운 이야기일텐데, 어쩌다 그런 고행을 하셨나요.. ;ㅂ;

    답글삭제
  5. @띠용 - 2009/07/02 19:55
    그 충격과 공포를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지끈거려요ㅠㅠ

    답글삭제
  6. @백조트래핑 - 2009/07/02 23:18
    저야 그저 축구장 가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게 없어서ㅠㅠ

    답글삭제
  7. @Blueshine - 2009/07/02 23:24
    진상으로 읽어도 뜻은 통해;;;

    내가 기억하는 경기들 대부분이 진상이라서

    답글삭제
  8. @민트쵸코칩♥ - 2009/07/02 23:29
    진짜 서글펐음ㅠㅠ

    축구따위가 뭐라고ㅠㅁㅠ

    답글삭제
  9. @khris - 2009/07/02 23:59
    침대 옆에 있길래 손에 잡혀서 읽었는데 그냥 심심해서 그랬는데ㅠㅠ

    읽고 나서 그 정신적 공황상태는....그래도 망량의 상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정말 제정신으로 읽어도 혼이 나갈것만 같았거든요. 세키구치가 미쳐가는것도 이해가 갑니다. 쿨럭쿨럭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