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3일 금요일

오늘의 잡소리.

 

 

 

 

 

 

(본격 로꾸옹 바보 만드는 짤.)

 

 

 

 

 

1.

뻘없는 하루일과.....라기도 뭣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뭣한. 요새도 주욱 인넷질(죽어도 컴질이라고는 안 한다)는 사양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한데 인넷질을 하는 동안만은 하는 일이라고는 포괄적 자료 수집과 글쓰기. 이거 생각보다 더 재미있어서 깜짝깜짝 놀랍니다. 역시나 주제만 잘 잡으면 인터넷은 즐거워 혼자서도 세상 살아갈 수 있는 히키코모리의 기반을 갖춰주신거야 김전대통령님은. 그 자료수집을 토대로 혼자서 히죽대면서 글 쓰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얼마전 정신적 공황상태 전에도 계속 이 상태였음. 그러니까 그건 슬럼프도 뭣도 아닌 계획성없는 일상적 행동의 의외의 결과물 정도. 사람이 한번 수렁에 빠지면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와도 훨씬 더 행복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있는 중이랄까.

 

 

 

 

 

2.

청소를 하다가 책장에 꽂힌 내 책을 주욱 둘러봤는데 그것 차암. 머리를 한번 긁적긁적

 

 

은희경을 괴앵장히 좋아한다. 그녀의 데뷔작인 새의 선물에 그냥 발려버려서 그녀의 책들은 죄다 모았다. 그녀의 작품 중에서 특별히 좋아하는건 역시나 새의 선물. 그 외에도 엄청나게 좋아하긴 하지만 책이 닳고 닳도록 읽은 건 새의 선물이다. 지금 내 책장에 꽂힌 그 책은 주인의 손때를 타서 겉과 속이 같이 너덜너덜한데다 색까지 바랬다. 그래도 끌어안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책 중 하나라고. 톨스토이보다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좋다. 도스토예프스키보다는 솔제니친이 좋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읽는 순간 숨이 터억 막혔다. 그래 숨이 터억 막힐 지경이었다. 마트료나의 집이나 수용소 군도도 좋아하긴 하지만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뛰어넘지 못했다. 두번째 만나는 충격은 면역이 되어 있겠지만 처음 만나는 충격은 면역이 없었을테니까 그럴 수 밖에 없겠지. 가와바타 야스나리보다 나츠메 소세키가 좋다. 도련님을 읽으면서 미칠정도로 좋아했었다. 역시나 좋아하는 소설을 꼽으라면 쥘 르나르의 홍당무나 호손의 주홍글씨. 저 작품들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처절하리만큼 참담한 주인공들의 삶일 것이다. 홍당무는 조금 예외라고 하겠지만 그래봐야 홍당무가 겪은 일은 일상적인 가족의 삶이 아니라 홀로 떨어져 그러니까 가족에게 사육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한다면야.

 

애니 같은 경우도 즐겨 보는 장르는 없지만 즐겨 본다고 한다면 도대체가 눈 큰 애들이 설치면 몰입이 안 된다는거다. 가벼운 애니를 당연히 좋아하지 좋아하는데 그런것보다 찾게 되는 애니들을 보면 하나같이 에... 가장 최근에 열광하면서 좋아한 애니가 동쪽의 에덴이라던가(헷갈리지 맙시다) 하드에 고이 잠들어 있는 애니가 십이국기라던가 테라에라던가 신령사냥이라던가 모노노케 오토기조시라던가. 그렇던가. 뭐 물론 나츠메 우인장이나 하레와 구우도 있지만 대강 보면 저런 류여서. 역시나 공통점을 꼽으라면 인간의 비인간적인 인간 이야기 정도랄까.

인간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인간이기 위해서 미친듯이 발버둥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환장하게 좋아한다. 인간이 인간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인간이니까 일어날 수 있는 동질감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지만 인간이길 포기한 삶 속에서도 처절하게 인간의 삶이길 갈구하는 인물들의 삶이 뇌리가 아니라 심장에 쑤욱 박힌다. 처참한 삶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인간 군상들의 노골적인 이야기가 그렇게 마음에 들 수 없는 거다. 사람이 무의식중에 가지는 잔인함이나 사람을 내리누르면서 드러나는 본성이나 그런게 그렇게 흥미롭단 말이지. 그런 의미에서 난 십이국기를 좋아하는가보다. 불쌍한 요코, 가련한 요코, 참담한 요코. 개처럼 던져진 삶 속에서도 살아가고자 아득바득했던 그녀가 그래서 좋았던거냐. 아직도 내 머릿속의 요코는 선택된 전사가 아니라 처참한 삶을 마지못해서 살아가는 가련한 중생이다. 그 지옥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찾아낸 그녀에게 브라보. 아마 그녀는 600년은 거뜬히 뛰어넘을 거야. 이건 물론 안 좋은 말이지. 요코가 경국을 멸망시킨다면 그건 쇼류를 뛰어넘을거라는데 300원을 걸겠심다. 그래서 난 마크로스 시리즈보다 건담 시리즈가 더 마음에 드나보다. 토미노의 아 이건 별 거 아냐. 현실이 이런걸 어쩌겠어 하고 툭 던지는 말 그래도 현실의 별 거 아닌 그런게 목을 죄는것도, 다카마츠 신지의 니들이 그래봐야 이런거지. 라고 던지는 말에 심장 꿰뚫려서 비틀비틀거리는것도 이게 다 내 취향 때문인걸 어쩌겠어.

 

 

 

...............헉 나 진심 진정 S였던 거야?  ∑('ㅂ'

 

 

 

덧.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그닥 처절하진 않습니다.('-')

가와바타보다는 나츠메. 난 사람 바보 만들어놓고서 낄낄거리는것도 상당히 좋아하거든. 그런 의미에서 심슨 만세!! 닉툰 만세!!!! 사랑과 꿈과 희망을 주는 디즈니따윈 껃이라능? 티미의 못말리는 수호천사를 볼 때 마다 투니버스 시간배정 절묘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렴 저런 만화를 애들한테 보여 줄 순 없는거지. 암암암.

 

 

 

 

3.

웹서핑을 할 때면 느끼는게 블로그에서 글을 쓸 때 존칭을 쓰는 경우도 있고 나처럼 반말 갈기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그건 블로그를 대하는 태도가 아닐랑가 싶다. 블로그를 타인과의 교류장소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당근 존칭을 쓰실테고 혼자의 주절거림으로 남기고 싶으신 분들은 존칭생략 평어를 쓰실테고. 아주 처음에 블로그를 할 때는 뭔가 해 보겠답시고 존칭을 썼는데 역시나 내 취향에 안 맞아서 그냥 관뒀다. 그냥 난 혼자서 혼자 벽보고 주절대다가 히죽 웃는게 젤 잘 하는거 같아. 엄마야 내 블로그. 그냥 앞으로도 주욱 불친절 본격 혼자 놀기 블로그질을 해야겠다 싶음. 히히히

 

 

 

 

 

댓글 20개:

  1. 전 존댓말 쓰다가도 반말 하다가도 이랬다가 저랬다가... -_-aaa

    주로 반말 하긴 하지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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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어으 진짜 인터넷은 혼자놀기 너무 좋아;; 사람 완전 폐인만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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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사실 블로그에 자신의 글 색깔을 선명하게

    그으시는 님이 부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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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으음;;; 어째;;; 잡설이 본 글보다 읽기다 어려운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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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전 처음부터 존칭으로 쓰다보니 반말로 쓰는게 익숙치 않은 편이에요. 그래서 한동안 일부러 반말로 써보기도 했는데,

    그냥 그때그때 내키는대로 쓰는게 젤 편한 거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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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전 남들한데 하는 말은 존대로 (예를들면 질문?) 그냥 보통 포스팅할 때는 반말. 제 일기장이니깐요~!!ㅎ



    제 책꽃이에는 책은 별로 없고 연극/뮤지컬 팜플렛&프로그램북만 orz

    유일하게 사서 모은 책은 음양사밖에 없는데, 이거 몇 년이 지나도록 다음편이 안나오고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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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저도 존칭과 반말이 마구 혼재하는 블로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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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spector - 2009/07/03 23:05
    난 그냥 반말로 통일하기로 했음. 가끔씩 존대를 하긴 하지만 그냥 반말이 편해ㅋ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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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띠용 - 2009/07/03 23:22
    하나 주제만 던져주면 미친듯이 파고들 수 있으니까 진짜 좋아요.

    인류 최고의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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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ShellingFord - 2009/07/04 00:03
    응? 이거 다 잡설인데요?





    그리고 공지를 다시 읽고 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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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khris - 2009/07/04 00:42
    저도 분명히 존대로 시작한거 같은데 어째 평어가 편해요.

    언제부터 반말쓴거지-.-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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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민트쵸코칩♥ - 2009/07/04 01:21
    난 모든것을 반말로. 우헤헤헤헤헤 건방진것.

    존칭을 쓰긴 했는데 그게 너무 안 맞아서 못 쓰겠더라.



    음양사는 포기해. 그냥 안 나온다 생각하는게 편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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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퍼플레인 - 2009/07/03 23:47
    일기장 같은 블로그를 재미있게 봐 주시니까 뿌듯하고 제가 더 감사합니다.

    아무 색깔이 없는게 외려 색이 있어 보이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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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초서 - 2009/07/04 01:37
    그냥 블로그에 뚜렷한 주제가 없으니까 그게 편해요.ㅎㅎㅎ

    다른 분들처럼 정보나 리뷰를 적는게 아니라 그냥 편할대로 휘갈기는 글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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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은희경소설은 아내의상자밖에 딱기억이안나요..ㅋㅋ 작년에 그거갖고 과제한적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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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내 블로그는 그냥 잡소리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길 꺼내서 그런지 처음부터 반말이었어.ㅋ



    은희경씨 책중에 한 10년전쯤에 읽은 책이 기억에 나는데 제목이 생각 안나네.ㅠ

    그책을 읽고 어른들은 이리 쿨하게 연애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던것 같은데 확실하지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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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저도 존칭과 반말이 마구마구 혼재하는 블로그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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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Blueshine - 2009/07/04 12:40
    나는 존대에서 반말로 바뀐 케이스라 ㅋㅋㅋㅋ



    은희경씨 소설은 다 쿨하다 못해 쿨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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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Joshua.J - 2009/07/04 14:57
    보통 그렇긴 해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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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168. - 2009/07/04 09:14
    ㅋㅋㅋㅋㅋ 이 분도 데뷔한지 오래되어서 책 은근히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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