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3일 수요일

나츠메 우인장

 

 

감독 : 오오모리 타카히로

원작 : 미도리카와 유키

각본 : 카네마키 켄이치

제작 : 브레인즈 베이스/NSA

 

 

매해, 일본에서는 수많은 요괴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일반 만화는 물론이요, 격투전문 소년물에까지 요괴는 등장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수많은 신이 존재하는 일본에서는 신과 요괴의 부류도 모호하거니와 그들의 성격도 신이나 요괴가 아닌 인간적으로 분류된다. 그들은 각각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만화속에 등장하는데 그래도 만화를 크게 분류해 보자면 퇴마와 공존으로 나뉘는데 전자는 대부분 소년물에서 많이 다루고 있고 후자는 일반 만화에서 많이 나온다. 후자의 대표적인 격은 이마 이치코의 백귀야행이고. 나츠메 우인장 또한 백귀야행풍이다. 일본은 신이나 요괴가 삶이기에 소재로 삼는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현해탄 너머 우리로서는 요괴와 친숙한 그들의 삶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요괴가 요괴가 아닌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백귀야행에서는 인간과 요괴사이를 합칠 수 없는 공존관계로 규정짓고 있다. 일례로 리쓰가 결혼을 약속했던 그 집안은 요괴집안이었고 서로가 합의 아닌 합의 하에 파혼을 한다. 가장 큰 이유로 서로의 세계가 맞지 않다는 것. 이렇게 백귀야행은 '공존'은 있지만 서로가 서로의 합의 하에 서로의 세계를 '인정만'하고 있다. 사실 그 세계는 완벽하게 둘로 나뉘어 있다. 리쓰의 골치는 거기서부터 비롯되는데... 백귀야행에서의 리쓰는 대부분의 사건의 중심이긴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불쌍하게 불려다니는 사실은 주인공이면서도 방관자적 입장에 서 있는데 그건 어릴때부터 몸에 배여온 이세계에 대한 할아버지의 교육 덕택일거다만

 

 

나츠메 우인장의 나츠메는 좀 더 미묘한 관계에 있다. 나츠메 우인장은 나츠메의 입을 빌어서 요괴들, 그들의 에피소드를 그려내고 있다. 나츠메는 주인공인데도 요괴들에게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자로 머무른다. 나츠메 우인장의 주요 이야기는 나츠메가 겪는 요괴 이야기가 아니라 나츠메가 만나는 요괴들의 삶의 애환 정도가 되겠다. 나츠메는 적극적 개입을 하면서도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부에서 그들의 바라보는 입장이 된다.

그 또한 이 이야기의 설정을 독특하게 만드는데 다른 요괴이야기의 주인공이 그러하듯 평범하지 못해서 외톨이로 살아가고. 다른 만화도 보면 외톨이로 살아가서 해탈하기까지의 과정은 각기 제각각이라 살아가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적대시하는 경우도 있고, 세이메이처럼 이해를 하는 경우, 리쓰처럼 동조적 입장인 경우, 나츠메는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을 해 준다. 요괴들의 이름을 돌려주면서 그들의 사념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나츠메. 어릴적 외로웠던 자신과 늘 외로웠던 요괴들의 공통적인 모습에 점점 요괴를 이해하고 자신과 동일시한다. 나츠메의 속에서 이미 인간과 요괴의 경계선은 없어졌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변해가고 요괴와 동화되어 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나츠메와 요괴의 관계는 아마 장주지몽이 아닐까.

 

 

 

요괴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무서운 것 한두가지 정도는 나오리라 생각하고 있지만 작품의 소재와는 전혀 동떨어진 마치 동화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실 처음 봤을때는 순간 지브리컨셉을 살짝 떠올릴 정도로. 꿈같은 이야기에 환상적인 작화는 이야기를 더욱더 아름답고 오롯하게 그리고 있다. 나츠메 뿐 아니라 시청자들 역시 요괴라서 인간 이상으로 몰입되고 감정 동화가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엔딩과 이어지는 잔잔한 기타소리는 여름날의 환상을 그대로 느끼게 해 준다. 아타리 코스케의 독특한 창법인 여름 저녁의 하늘 또한 이 잔잔한 애니를 완벽하게 마무리 해 준다. 내용과, 작화와, 음악이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멋지게 조화를 이루었다고 해야 할까.

 

 

일본은 여름에 요괴가 가장 많이 보인다고 한다. 덥고 습한 날 정신마져 혼미해지는 그 날들 속에 요괴는 인간 속에서 인간과 같이 살아간다. 가을, 오봉에 요괴들이 다시 하늘로 돌아간다 한다. 나츠메 우인장은 제목답게 여름날 그 혼돈을 그리고 있다. 가장 반짝거릴 때 가장 선명할 때 가장 아름다울 때 인간과 요괴들을 만나게 해 줌으로써 신기루같은 환상을 낳는다. 물질과 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사람과 요괴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그 모호함은 나츠메 우인장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준다. 실재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더 실재같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나츠메 우인장으로 끝내기가 아쉬웠던지 속 나츠메 우인장이 나왔다. 호평받던 애니였으니 속 나츠메 우인장이 나올때 다들 반겨주는 분위기였고. 아직 속 나츠메 우인장을 보진 않았지만 작품평이 좋은 것을 보니 나츠메 우인장과 분위기는 별반 다를 것 같지가 않다. 찬찬히 봐도 되겠지만.

 

치유계 애니라는 게 있다. 정신이 혼미해질 때 가끔씩 마음에 편안을 찾기 위해서 보는 애니란다.

꽤 어울린다. 나츠메 우인장.

 

 

 

 

댓글 6개:

  1. 란돌형때문에 왠지 나츠메우인장에 관심이 가게 됨. 사실 그림체가 별로라서 관심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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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퓨퓨비 - 2009/05/13 05:37
    저 고냥선생 귀엽지

    진짜 귀여워

    술취한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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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엽 - 2009/05/13 10:02
    저도 저런쪽 그림체는 별로 안 좋아해요

    근데 1쿨짜리라서 심각하게 신경 쓸 정도도 아니고

    너무 잔잔해서 오히려 그런쪽 안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하품나올 애니일거 같기도 한데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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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난 치즈스위트홈이 좋다능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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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띠용 - 2009/05/13 23:50
    ㅎㅎㅎ 저도 그거 좋아해요

    고냥이 정말 귀엽잖아요ㅠㅠ

    저의 치유계의 넘버원은 아따맘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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