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8일 일요일

유럽 이야기 - 하이델베르크

 

 

 

Heidelberg Story 1

2006. 06. 05 ~ 2006. 07. 02


 

 

 

 

 

오전에 숙소를 바이바이하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나왔다. 전날이 한국 경기였던 덕에 프랑크푸르트중앙역에는 한국인들로 바글바글했다. 물론 프랑크푸르트에 좀 더 체류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다른 지역으로 떠나기 위해서 몰려온 사람들이었다. 후아 진짜 많다.-ㅛ- 우리도 숙소 사람들과 함께 중앙역으로 나왔다. 우리의 행선지는 하이델베르크.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한시간 가량 떨어져 있다. 아무래도 독일에서 이동이 많을거라고 생각하고 유레일 말고도 저먼레일을 따로 구입을 했다. 에.... 월드컵만 아니면 오래 있을 곳도 아니었는데 좀 아깝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월드컵 특수에 유럽엘 가겠다는 건 그만큼 각오를 한 거였으니까. 저먼레일을 개시하기 위해서 중앙역 인포에 갔더니 얼레 한국인들이 더 많다. 프랑크푸르트와 가깝다 보니 하이델베르크로 가겠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고 다른 지역으로 빠지려는 사람들도 꽤 있었고. 여튼 우리는 저먼레일을 개시를 하고 숙소 사람들과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이별을 했다. 안녕!

 

 

하이델베르크에서는 하이델베르크 유스호스텔에 있었다. 하이델베르크에 체류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숙소로 정했다는 곳이고 깨끗한 시설로도 유명하다고 그러던데 왠지 그래서 더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오호 가격도 저렴한데 그렇단 말이지. 하이델베르크 중앙역에서 나와서 인포로 숙소 확인을 다시 한 다음에 22번 버스였나?  아마도 기억으로 22번 버스를 탔다. 아 근데 호스텔이 시내랑 좀 떨어져 있다? 가도가도 안 나오는데? 시내랑 좀 떨어져 있는게 아니다. 좀 많이 떨어져 있다. 호스텔이 위치한 곳은 한적하다 못해 시골이다 시골. 하이델베르크가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지만 말이다. 정류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호스텔이 보인다. 우왕 깨끗하긴 깨끗하구나. 카운터에서 열쇠를 받아서 3층에 있는 숙소로 올라갔다. 숙소는 4인실로 잡았는데 호주아가씨(....) 한명이 묵고 있었다. 에 뭐 우리도 돌아다닐거라서 신경 안 쓰지만 말이다. 낮에 도착해서 숙소에 들어가.......들어가기 전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카드키였는데 이...이거 도대체 어떻게 여는거야? 전자동 키가 아니다. 무슨 장치가 있었는데 도대체 이걸 파악을 못하겠다. 한 20분을 낑낑거렸는데 안 열리길래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거 우리 호스텔 직원을 불러야 하는거 아닐까? 그러면서 열었는데 열렸다. 이런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나.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여는 방법도 모르고 얼결에 연 건데 알 리가 없잖아. 고민을 싸안고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는 좋았다. 니스에 있는 호스텔보다 더 넓었고. 화장실이랑 욕실이랑 세면실이랑 분리도 되어 있고. 우리는 후딱후딱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이제 하이델베르크 관광이답!!! 열쇠? 어떻게 되겠지.

 

 

 

등산 열차를 타기 위해서 꼬물꼬물 올라왔음.

 

 

 

등산열차 타는 곳도 으....은근 높다.

 

 

 

우선 하이델베르크성으로 가야 하니까 다른데 안 둘러보고 곧장 하이델베르크성으로 갔다. 성도 관람시간이 있으니까 어서 가는게 좋으니까. 코른마크트광장에서 걸어서 올라가도 되고 등산열차를 이용해도 된다. 평소라면 걸어서 올라갔을 수도 있지만 어제 그 난리부르스를 췄는데 걸어서 올라갈 수 있을리가 있나. 당연히 등산열차를 탔다. 5유로 정도였던걸로 기억. 그냥 편하게 살자ㅠㅠ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꽤 있다. 헤헤 두근거려. 아니 다른 의미로 두근거려. 고소공포증 있단 말이야. 거의 90나 다름없는 이 열차를 타야 한다는게 고역이라고 나에게는.

 

 

 

열차 내부. 흔들렸지만 열차 내부 사진은 이것밖에 없음.

 

 

 

열차에서 내리면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하이델베르크성은 박물관이나 그런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성이 아니다. 낙뢰와 세계대전의 폭격으로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성이니까. 13세기에 최초로 지어졌고 그 후 증축을 거듭하다 전쟁후에 폐허로 남게 되었다. 전쟁 후 복구를 하지 않은 이유는 전쟁을 잊지 않기 위한 독일인들의 생각이라 하는데. 폐허로 남은 성은 도시의 시간과 함께 멈춰버린 것만 같았다.

 

 

 

 

 

 

 

 

 

 

 

성 입구 인포에 있는 아저씨는 무서웠음. 히피족같았어T^T

성은 1유로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입장료가 아까웠던게 아냐. 아저씨가 무서웠다고.

 

 

 

공중전화를 찾기 위해서 여기저기 둘러봤었다. 이거 뜻하지 않게 의외의 소득.

성은 폐허가 되었다고 하는데도 을씨년스러움은 없고 생기발랄했다. 왜일까. 그만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걸까.

 

 

 

식당도 있었고 바로 옆 무대에서는 공연도 이루어진다. 우리가 갔을때는 막 공연 하나가 끝났었다. 무언가 더 할까 싶어서 기다렸는데 아무것도 안 하더라.

 

 

 

 

 

계단 바로 위가 식당이다. 더 올라가려다가 흠칫 다시 내려왔다.

 

 

 

 

 

 

성은 굉장히 작았다. 어라 이거밖에 안 되는건 아닐텐데. 설마 이렇게 작은 성이 관광지로 이름을 날릴 리가 없잖아. 그래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다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을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광장이라고 하기에는 작았다. 그렇다고 발코니라고 하기에는 엄청나게 큰 공간이었다. 마당같다 해야 하나? 그런데 유럽에 그런게 있을리가 없잖아. 정원이라 하기에는 삭막하고. 역시나 조그마한 광장이라고 해야 할까. 광장의 끝으로 갔더니 동화가 펼쳐져 있었다. 난 태어나서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어여쁜 도시는 처음 봤다. 정말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예뻤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인데 사람이 주거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마치 인형의 집 같았다. 지금이 21세기가 맞을까? 성과 함께 도시도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만 같았다.

유럽여행을 계획할 때, 독일은 크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만일 월드컵이 아니었다면 크게 돌아볼 곳도 아니었다. 월드컵때문에 분명 물가는 더 올라갈텐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독일 체류 기간을 늘렸다. 그렇지 않으면 일정 자체가 안 짜이니까. 하이델베르크는 그냥 프랑크푸르트 근처 도시이고 한번 가 볼만 하다고 그러길래 그래서 짠 것이지 만일 프랑크푸르트에 가지 않았다면 아마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도시였을거다.

 

니스에서도 느꼈고 이후 여행에서도 느꼈지만 기대했던 곳은 기대라는 꿈에 부풀에 있어서 그런지 기대한 것 만큼만, 아니면 기대한 것 이하로 보여주던데 깜짝깜짝 놀랐던 건 기대하지도 않았던 장소들이 사람을 감동시킬 때이다. 그 때의 기쁨은 무어라 말을 해야 할까. 무언가 귀한 것을 발견했다는 그런 기분이다.

 

 

 

 

 

 

 

 

우리 뒤에는 성이 버티고 있다. 증축의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르네상스 양식 위에 바로크 양식이라니. 언벌런스하면서도 의외로 잘 어울린다.

 

 

 

네카강과 칼 테오도르 다리. 테오도르가 증축한 다리여서 칼 테오도르의 다리라 불린다. 그냥 구교(舊橋)라고도 불리나보더라.

 

 

 

 

다리 너머로 보이는 시가지와 철학자의 길.

 

 

 

 

저 멀리 신시가지가 보인다. 저기 너머서 우리가 있는 숙소가 있다고.

 

 

 

 

 

 

 

이 아름다운 도시는 하늘마저 만들어진 것 같았다.

 

 

 

이 성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술통이 있다. 헉헉헉

 

 

 

낙서하지 맙시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낙서하지 말자라는 말이 요렇게 변형이 되더라

외국의 관광지를 가서 낙서를 보면 우리나라 낙서밖에 없더라

핫핫핫핫핫-_-

낙서하지 말자라는 말에는 동의를 하지만 거기에 우리나라 사람만 낙서를 하더라는 절대 동의 못하겠다. 우리나라 사람만 낙서를 하는게 아니다. 세계 어느 관광지를 가더라도 관광지 사람들 하나같이 다 낙서를 한다. 거기에 꼭 우리나라만 이라는 단어를 넣어서 자학개그를 해야 하는걸까. 차라리 낙서를 하지 말자라고 하던지.

 

 

 

저 술통에 들어있는 와인도 판매한다. 시음도 할 수 있다. 돈만 내면. 시음하면 시음한 잔도 선물한다. 그 잔에는 나라별 국기가 그려져 있다. 한국 국기가 없길래 시음하지 않았다. 그 돈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지. 찹찹찹.

 

 

 

 

 

 

 

 

 

 

 

 

 

 

성 밑으로 내려가고 싶다고 징징거렸더니 혼자 다녀오란다.-┌

짜게 식었지만 혼자서 내려갔다 왔다. 다른건 모르겠는데 저 양들이 신기했어 신기해. 대체 누가 기르는거지? 저 산비둘기 부부는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았다. 아 뭐 한국의 비둘기들도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지--;;;; 그리고 양들도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았다. 뭔가 신기해.

 

 

 

 

 

 

 

 

성에서 빠져 나와서 살짝 옆으로 길을 틀면 이런 산책로가 있다. 산책로 너머로는 하이델베르크의 전경이 다 보이고. 거기서 찍은 사진들. 옆으로 보이는 성도 아름답고 아래로 보이는 경치도 아름답고. 헉헉거리게 더웠지만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어.

 

 

 

성에서 빠져 나와서 성 옆에 있는 공터로 가고 있는 중. 공터보다는 산책로에 가깝지만. 저기를 가면 바로 위에서 보이는 것처럼 산책로가 나온다.

 

 

 

그리고 성 바로 옆에 있는 공터에서 찍은 사진. 거기도 산책로라고 해야겠지만. 성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산책로가 있다.

 

 

 

성의 전경. 폐허가 된 것이 보인다.

 

 

 

 

 

 

 

그리고 이왕 온 거 한층 더 올라가 보기로.

 

 

 

이런 길을 올라온거다. 눈앞이 아찔해서 죽는 줄 알았다. 이거 대체 어떻게 찍은거야? 친구들은 불쌍하다는 듯 날 보고 있었다.

 

성 자체는 볼 거리가 많지 않아서 구경을 금방금방 끝낼 수 있다. 한 층 더 올라가 봤지만 저기도 볼 게 더 없어서 우리는 성을 다시 내려왔다. 그리고 우리는 저 아름다운 시가지로 발길을 돌렸다.

 

 

 

 

 

 Heidelberg Story NO.2

 

 

 

 

 

댓글 10개:

  1. 멋지군요.. 저동네 특산품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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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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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 재밌네여 ㅋㅋ

    2편 기대할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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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같은경우는 프랑크푸르트에 거점을 두고(?) 하이델베르크를 왕복했었지요.어차피 1시간 거리니까요..........



    제일 엽기는 뮌헨 거점두고 퓌센 왕복, 인스부르크 왕복.....-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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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평원닷컴 - 2009/06/28 07:11
    에...이동네 특산품은.......맥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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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백조트래핑 - 2009/06/28 08:01
    답글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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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KingKenny - 2009/06/28 11:08
    언제 올라올지 모르지만 2편 기대해도 볼 게 없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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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파란거북 - 2009/06/28 13:19
    보통은 하이델베르크에 가려면 프랑크푸르트에 베이스캠프를 친다고는 하더라.

    근데 난 프랑크푸르트에 다시 올 일이 없으니까 뭐.

    우린 남들보다 이동거리가 기니까 그렇게 했다가는 기차 안에서 시간 다 잡아먹어서 도시별로 숙소 다 잡았어.

    근데 인스부르크는 짤츠부르크에서 가도 괜찮았을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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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란~* - 2009/06/28 23:08
    실제 인스부르크 가는 소요시간은 뮌헨이 짤츠부르크보다 더 짧게 나오더군요..............-_-;; (같은 오스트리아 맞는지 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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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파란거북 - 2009/06/28 13:19
    지도상으로는 짤츠부르크에서 들어가는게 더 쉬워 보이더니 아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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