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9일 월요일

유럽 이야기 - 하이델베르크

 

 

 

Heidelberg Story 2

2006. 06. 05 ~ 2006. 07. 02


 

 

 

 

 

 

걸어서 올라가질 않았으니 걸어서 내려올 리가 없잖습. 성이 아름답다 하더라도 땡볕에 지친건 어떻게 해 주지 못하더라. 내려와서 배부터 채우자고 다짐.

 

 

 

 

성 아래 바로 있는 마르크트 광장.

 

 

 

광장 한가운데 있는 성모상.

 

 

 

 

 

해가 뉘엇뉘엇 질 무렵의 광장의 모습.

이 날은 독일과 폴란드의 경기가 있어서 사람들이 복작복작했다.

 

 

 

 

광장 뒤로 보이는 하이델베르크성.

 

 

 

 

 

관광지 공사는 어디나 마찬가지야.

최고는 밀라노와 피렌체였지만-ㅅ-;

 

 

 

어디서 식사를 할까 고민고민하다 고른 곳은 붉은 황소.

비스마르크가 즐겨 찾았고 황태자의 첫사랑의 유명한 장소인 붉은 황소. 광장 골목에 위치하고 있었다. 금방 찾을 수 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식당은 의외로 조용했다. 식사시간이 아니어서 그랬던걸까. 주인의 안내로 안으로 들어갔더니 한국 유학생분들이 계셨다. 한 명은 영국 유학, 한명은 오스트리아 교환학생이었다. 어쩌다보니 합석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지. 뭐라고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 분들께서 시키신 맥주. 펄스너 종류였던거 같은데 그걸 기억할리가. 내가 마신것도 기억 못하는데.

 

 

 

우리가 시킨 맥주. 흑맥주 아님. 붉은황소의 제조맥주다. 가격은 한 잔당 2.5유로.

정말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렇게 맛있는 맥주는 처음 먹어봤었다. 이후로도 계속 맥주를 여기저기서 마셔봤는데 여기 맥주만큼 맛있었던 곳도 없었다. 맥주가 이렇게 맛있을수가 있다니. 허허허. 세명이서 이거 마시면서 완전 홍~~갔었다. 한국 맥주는 맥주도 아니야ㅠㅠ

식탁이며 벽이며 모두 낙서로 빼곡하게 둘러싸여 있었다. 짙게 새겨진 것도 있고 옅게 새겨진 것들도 있고 나라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낙서만은 틀림없다. 우리도 낙서를 하고 싶었으나 우리가 가진 도구로는 긁어지지도 않더라. 그렇다고 식사용으로 나온 포크나 나이프로 새길 순 없잖...ㄱ- 영국 유학생 분은 부모님께서 새기신 낙서를 찾느라고 내내 뒤적뒤적.

 

 

 

붉은 황소의 전경.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다.

 

 

 

붉은황소의 입구는 저래. 꼭 동굴 같았는데.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하자 국대 섭팅곡을 연주해주신 아저씨.

이거 말고도 여러곡을 연주해 주셨는데 모두 수준급이었다. 붉은황소 단골이신데 오늘 독일의 승리를 위해서 여기 오셨다나. 섭팅곡을 연주해주시고는 독일도 응원해 달라고 귀여운 당부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호호홋. 저 피아노는 누구던지 연주 할 수 있다.

 

 

 

연주하는 모습. 준경이가 찍은 거.

 

 

 

우리가 시킨 음식들. 이제와서 뭐가뭔지 구분하라면 당연히 못하지. 하지만 끝내줬다는건 기억하고 있다.

 

 

 

식당 안이 엄청나게 어두운 관계로 카메라 세팅을 제대로 못해서 식당 사진은 다 개끄르지^-T

 

 

 

이것만 그나마 제대로 나왔어.

 

 

 

 

식사를 끝마치고 그 분들과 합류해서 하이델베르크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이곳이 하우프트거리.

차가 없기로도 유명한 거리이다. 거리 길이가 얼마 안 되니 차가 있을 필요가 없지. 광장부터 시작해서 이 주위는 차가 없다. 자전거와 걸어다닐 수 있는 다리 이 둘 뿐.

 

 

 

 

 

 

그리고 네카강. 카를 테오도르 다리 위. 여기를 지나면 바로 철학자의 길이지만 가지 않았다. 가면 볼 거 없다는 말에 동의를 했다고는 절대 말 못해--;;; 철학자의 길은 칸트의 산책로였다.

 

 

 

 

 

다리 위에서 본 하이델베르크성.

 

 

 

네카강에 해가 늬엇늬엇 지기 시작했다.

 

 

 

 

이 탑은 초소와 감옥의 역할을 했었다. 시가지로 들어오는 적을 막기 위한 방어벽도 되었고.

 

 

 

그 분들과 안녕을 고하고 우리는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 왔다. 왜냐면, 왜냐면 대학 광장에서 독일과 폴란드의 경기가 중계되기 때문이다. 독일의 거리응원은 어떨까 두근두근하면서 왔었다. 광장으로 가는 길은 이미 사람들도 복작대고 있었다. 다들 독일 국기와 그 목에 화환등을 걸고 응원도구를 가지고 광장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우리도 따라서 쪼물쪼물거리면서 갔더니 광장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문제는 저 멀리에 있는 멀티비전이 하나밖에 없었다는거.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길래 우리는 뒤에 계단에 서 있었는데 경기 시작하자마자 다들 일어서 버려서...키 작은 우리야 할 수 없이 경기 보는걸 포기하고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에이 그까짓 남의 경기 봐서 뭐하게ㅠㅠ 하지만 보고 싶었어. 안 보이는걸 어떻게 해.

 

 

 

 

친구들아 미안 다음에는 진짜 합성을 해 줄게ㅠㅠ

상점에는 귀여운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미 어둑해져서 불을 밝힌 상점은 왜 이렇게 예쁜지. 저게 다 조명발이라 이거지?

 

 

 

 

독일의 인형들.

 

 

 

그리고 저 비스크돌.

 

 

 

벌써 크리스마스가 온 것 처럼 설레.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어지간히 다 보았겠다, 경기도 좀 볼겸 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정류장에서 찍은 사진들. 그런데 버스가 안 온다;; 우리 말고도 한국인 배낭여행객 한명을 만났다. 같은 숙소였다. 월드컵때문에 왔다 그랬다. 어제가 경기다 보니 오늘 한국인들 많이 만나는구나.

 

 

 

좀 (많이)기다리다 보니 버스가 오더라. 후딱 탔는데.

버스에는 독일사람들도 몇몇 타고 있었고 우리 말고도 한국인도 있었다. 아 진짜 한국인 많아;;

버스가 비스마르크광장을 지날 때 쯤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버스에서 안내방송이 나오는 거였다. 어라? 독일어 하나도 모르는데 독일어로 말을 하면 어떻게 알아들어. 다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안내방송을 들은 독일인들이 하나 둘씩 버스에서 내리는게 아니겠는감. 어랍쇼 이거 버스 여기가 종점이니? 분명히 이 버스 숙소까지 가는건데...잘못 알았나? 더 어리둥절해지기 시작했다. 버스 안의 한국인들 중에서 어느 누구도 독일어를 하지 못했다. 어라 그리고 밖은 차도 거의 없다. 차도 안 다녀 사람도 없어 이거 왠일이야. 벌써 버스 끊길 시간이니? 다들 이를 어쩌나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그나마 내 앞에 앉은 독일인 한명이 끝까지 꿋꿋하게 안 내리길래 여기가 종점은 아닌가봐 라고 그나마의 위안을 삼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만 유독 그런건지 몰라도 유럽이나 일본엘 갔을 때 버스 기사들이 추월이나 과속을 하는 걸 겪어보질 못했다. 아니 운전자들이 과속이라는 말을 모르고 사는것 같았다. 어...이 사람들 진짜 느긋하다. 이 사람들이 20분대 주파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10분 늦어도 15분에는 끊을 것 같을. 그런데 여행중 처음으로 과-속이라는 것을 겪었다. 다들 손잡이를 붙들고 부들부들 떨어야 할 정도로. 날아간다 날아간다 우에에에에 이 아저씨 왜 이래ㅠㅠ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야 대강이나마 깨달을 수가 있었다. 기사 아저씨도 사람이었어ㅠㅠ 독일과의 경기가 보고 싶었던 것이 틀림없어. 진짜. 그렇지 않고서는 한번도 정류장에서 서지도 않았다고. 그리고 우린 한참을 키들거리면서 웃었다.

 

씻고 옷을 가비얍게 갈아입고 세미나실로 가니까 멀티비전에 독일과 폴란드와의 경기를 한창 하고 있었다. 우리 말고도 각국의 아해들이 세미나실에서 경기를 보고 있었다. 아 독일이 이기고 있네. 폴란드만 아니면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독일 응원해 줬을건데 하필이면 폴란드야. 그래도 개최국이 이기는건 나쁘진 않아. 아 폴란드 퇴장이구나. 그리고 독일이 이겼다.

 

 

 

우리는 내일 퓌센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Heidelberg Story NO.3

 

 

 

 

 

댓글 14개:

  1. 폴란드....ㅠㅠㅠㅠㅠㅠ

    포돌스키가 울음을 터뜨렸던 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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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이델베르크에서 바로 퓌센은 좀 빡셌을텐데........(뮌헨 찍고 가셔야했으니.......)

    아 이게 바로 그 "줘낸 밟았다는" 그 전설의 독일버스군요.......-_-;;





    "철학자의 길"은 저희끼리 "체육인의 길-_-"이라고 칭했죠. 풀코스로 걸어본 바에 의하면 저 길을 걸으면서 사색 따위를 한다는건 체력이 좋지 않고서는 불가능이란 결론에 도달했거든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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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대저택을 보니 왜인지 전생의 기억이 떠오르는거 같아요 헠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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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예쁘다 +_+

    사진만 봐도 들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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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기자기 하고 이쁜거 많네 인형도 .. 성모상도 가운데 있구나~ 와 가고싶다 진짜..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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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퓨퓨비 - 2009/06/29 08:41
    그건 찡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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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파란거북 - 2009/06/29 08:51
    퓌센에서도 하루 놀았는데 뭐. 퓌센에서 다음 일정이 진짜 하드코어였지.



    저 길 갔다 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그런 말을 하더라고. 그래서 안 갔음 엣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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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megalo - 2009/06/29 14:13
    너...너....너...혹시....









    메이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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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arlnj - 2009/06/29 17:34
    진짜 예쁘고 아기자기한 동네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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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온새미로 - 2009/06/29 18:48
    대도시는 아닌데 오래묵은 도시라서 그런지 정말 예쁘더라.

    삭막하지도 않고 오래되었다는게 물씬 풍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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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나도 가난해서 걸어다녔다는.. 버스는 사치!!



    아저씨가 시선 주시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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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중간에 피아노 연주하시는 분, 멋지신데요..^ㅂ^ 목에 걸고 있는 노빨검의 독일컬러 꽃목걸이? 도 센스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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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Blueshine - 2009/06/29 23:15
    우리도 교통수단은 많이 안 탔어. 근데 그게 돈을 아끼자고

    그런게 아니라 길을 몰라서 안 탄 경우거나 걸어다니다 보니 다 돌아댕겨지더라 모드였음





    아저씨 무진장 뿌듯해 하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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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khris - 2009/06/30 00:17
    멋지죠. 여유로워 보여서 더 부러웠어요.



    저 목의 화환은 파는거 같았어요. 광장에 갔더니 저거 걸고 있는 사람들 은근히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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