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1일 목요일

은혼 :: 동란

 

 

 

왜 자꾸 같은 만화만 올라와!!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써 놓은게 지금 바닥을 보이고 있거든. 늅늅늅

 

 

 

 

 

 

 

 

 

 

 

 

 

 

이전, 세상에 때묻지 않은 그 시절.........은 아니고 대략 1년 전 쯤일까 은혼의 매력을 반만 알았을 그 시절에 한 말이 있다. '그냥 닭치고 개그나 하세요 소라치선생' 그 이야기가 나온건 20권을 보고 나서일거다. 아 무슨 20권? 동란 말이다. 지금이야 꽤나 장황하게 리뷰 써 줄 수 있지만 솔직히 말한다면야 아직도 여엉 별로다. 장황하게 쓸 수 있는건 그 때와 다르게 보는 시각이 변한 이유겠지.

 

 


위에 써 놓았듯 은혼이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 봐야 태생적 한계는 뛰어넘기 힘들다. 개인적으로 토가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태생적 한계를 넘어서 지 잘난 맛....이 아니라 점프의 그 기치를 여봐란듯 비웃으며(=안고서) 나에게 불가능이란 없다고 선언하고 자신의 재능을 펼친 그 대담성을 좋아하는거다. 그리고 지 잘난 맛에 사는 그 싹퉁머리도. 속은 문드러지더라도 말이다. 그럼 소라치는 천재인가? 다른 면에서 보면 정말 기발한 인간이다. 그걸 천재라고 부를 수 있다면 천재일까. 만화의 재능이 아니라 머리 한구석이 독특하긴 한 같은데 그렇다고 그가 점프의 작가가 아닌가? 아무리 미친놈이라도 점프에 밥 벌어먹고 살면 별 수 없는 점프의 노예인거다. 점프라는 거대 기업에게 토가시처럼 주먹만 안 나가는 폭력을 쓰려면 적어도 10주연속 휴재를 하건, 2년 연중을 하던지 나오면 세간에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는 기본 덕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보세요, 디브디 잘 나가니까 선라이즈 온몸바쳐 총알받이 되어 주고 있잖은가. 아무리 지면에 직장을 욕하고 그래도 소라치는 그에 비하면 너무도 얌전하고 소심한(=힘없고 불쌍한) 소시민이기 그지 없다.

딱 봐도 신센구미 인기에 편승한 신선조 편 쓰라고 닥달을 받았겠구만.
(그것도 무려 긴씨에게 신센구미 코스프레까지 시키고.)
(귀찮아서 단행본 부수는 못 봤지만 디브디 판매수량이나 티비판 시청률을 보면 확실히 신센구미가 나오는 회가 시청률이 높다. 일본내에서 아이돌급인 신선조다 보니. 가끔은 19-20세기의 화가들의 고충이 생각날 뿐. 치즈빵이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힘이나 길러라 치즈빵. 아니면 오다처럼 평생 하나만 그려먹겠다는 일념으로 살던가. 롱런하기 쉽지 않아. 그것도 재능이라고.



......................저 생각이 90이고 나머지 10은 좀 우회루트를 탔다.

치즈빵이 다 뒤틀어놨지만 은혼은 막말에서 메이지 초까지의 역사를 꽤나 차용하고 있다. 인물은 말할것도 없고 이를테면 이케다야 사건이라던가 이케다야 사건이라던가;;; 홍앵의 역사적 차용은 잘 모르겠다. 염상도 전혀 모르겠다만...아마 둘 다 없지 않을까. 동란은 아부라코우지 사건을 바탕으로 그렸다. 아 사건이라니까 그냥 사건. 사건. 사건.................................물론 난 동란은 90의 윗 기본 마인드로 바라보기 때문에 철저하게 긴토키 위주로(+오키타) 동란을 바라긴 했지만 앞으로 동란편이 어떤 분수령을 가져올지는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고.

 

 


도와주자고 설득하는 신파치에게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고 하는 긴토키.
원작에서는 좀 더 심드렁하고 냉정하다. 정말 관여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긴토키가 아무리 과거를 묻고 살아간다 해도 신센구미와는 터울좋게 살아 갈 수 없을 것이다. 투닥거릴지라도 그는 그, 신센구미는 신센구미. 사상 측면이야 원래 극과 극이었고 - 아무리 긴토키가 아무 생각없이 산다고 해도 쇼요의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상은 어린 시절에 갖춰줬던 기본이라는 건 있기 마련. 그것은 신센구미와 긴토키 사이의 간극. 그걸 완전히 넘을 수 있는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역사에 비추어 볼 때 막부와 양이, 아니 유신은 결국은 넘지 못하게 되지만 그건 집합체적인 일이고 료마와 신선조간의 관계를 생각하면 넘었다고 하기에도 넘지 않았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 - 서로 다른 영역을 가지고 침범함 없이 살아가야 하는 독립된 개체들. 동란에서의 긴토키의 갈등의 시작인데 애니는 목소리만 들려준다. 평소와 다름없는 나른하고 느긋한 목소리. 긴토키가 가지고 있는 미묘한 감정이 조금 더 표현되었음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애니는 애니만의 영역이 있고 만화는 만화만의 영역이 있다. 그러니까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거다. 둘 중에 전적으로 한쪽이 낫다 라고 하는 건 망작인거고 보통은 서로가 우위점을 점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만화가 나은 부분이 있고 애니가 나은 부분이 있는거고. 지금 이 부분은 애니가 문제가 아니라 만화이기 때문에 더욱더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모습이 이렇게밖에 표현이 되지 않아서 아쉽다. 만화책에서는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른하고 무심한 표정은 맞는데. 그런데 왜 그렇게 복잡해 보이는 표정으로 보였을까. 히지카타는 아직도 애송이다. 부장이 아무리 날고긴다 하더라도 소중한 것들을 잃고서 두번다시 짊어지고 싶지 않다고 했을 정도였던 긴토키의 눈으로 보면 이제 사회 초년생인, 좌절도 실패도 눈물도 슬픔도 겪어보지 못한 새파란 애송이다. 평생 후회와 상처를 가지고 살아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히지카타를 보는 인생선배는 과거의 자신과, 자신의 지인들과 대립각에 서 있는 이 인물을 도와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도와주자니 찜찜하고 그렇다고 못본척 돌아서자니 그것도 찜찜한거 말이지.

카구라 귀여워 이래서 내가 카구라를 못 버리겠어 흙. 신파치도 모를 리 없겠지만 카구라는 좀 더 긴토키의 마음을 알지 않았을까 싶다.


 


곤도.... 유비같은 상인가? 난 유비보다는 조조가 더 좋은데. 위정자? 지도자쯤으로 해 두자. 하해와 같이 넓은 도량이 좋은걸까. 하해와 같진 않지만 적당히 넓은 도량과 처세술과 재치가 좋은걸까. 이상향은 후자겠지만 만화에서는 거의 안 나온다. 나오면 재미없겠지. 여지없이 곤도는 바보같고 순박하기 그지 없는 사무라이다. 사람이 너무 좋아서 인망이 있는거다. 라고 끝내기도 곤란할 지경으로. (무한대로 발산할 능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긴다. 이거 뭐 긴토키와 미묘하게 뭔가 다른 주인공보정인데) 그럼에도 오키타와 히지카타는 그에게 절대 충성을 맹세한다. 곤도와 히지카타, 오키타의 관계는 그런 말로 결정짓기가 힘들다. 미츠바편에서 곤도는 단순히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도 경계할 수 있는 상대라 했다. 그러나 그런 간단한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미츠바에서도 언급했지만
오키타는 어릴때 부모님을 잃고 누이에게 의지했다. 미츠바는 오키타에게 세상이자 전부였다. 그런 오키타에게 새로운 세상이 생겼다. 곤도 이사오. 곤도는 오키타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미츠바였다. 그런 오키타였기에 곤도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 저렇게 폭주 할 수 있는 것일테고. 허나.

 

 


동란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오키타편. 그나마 이건 티비판이라 순화되었음. 디브디에서는 좀 더 잔인하다. 이히--;;
홍앵에서 광인(狂人)들은 침착했다. 집념과 집착으로 오히려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던 그 셋과 달리 오키타는 잠재되어 있던 화산이 터진 격이랄까. 그래서 그의 색은 붉은 색으로 어지럽기만 하다. 마모되지 않고 깊숙하게 잠들어 있던 오키타의 광기. 홍앵에서의 피는 기괴하게 뒤틀려서 오히려 몽환적인 느낌을 주지만 오키타가 뿌린 피는 끝없는 공포와 이상환희다.

 

 


무식한 시골 촌놈 무사 곤도 이사오 가 기본이라지만 이건 너무 디테일하잖아;; 순진하고 사람 좋다고 생각하라고 해 놓은 컷은 아닐테고. 개그는 더더욱 아닐테지만. 이거 보면 역시나 곤도도 긴토키에 비하면 한창 인생 후배인거다.


 


그럼 요검의 저주까지 깨어버린 히지카타의 곤도에 대한 마음은 어떤 것일까. 히지카타는 긴토키와 붙여 놓으면 바보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스마트한 인물로서 길들일 수 없는 맹수지만 스스로 제어할 줄 아는 그런 고차원적 맹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야규편을 보면서도, 미츠바편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에... 말하자면 시바 료타로의 신선조 혈풍록에서의 곤도와 히지카타의 관계라고나 할까. 주군에 대한 절대적 충성정도 말이다. 왜? 라는 말이 필요가 있나? 소라치가 신선조를 모델로 한 이상 곤도에 대한 이상충성 히지카타 도시조의 룰을 그대로 따라가야겠지. 허나 아직은 완전히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조금은 다를거라 생각이 든다. 뭐 사실 이제 신센구미는 시리어스 장편 주연은 좀 안 해 줬음 좋겠는데 모드라 머리 더 굴리기 싫다.

그러나 하나만 더 짚고 돌아가자. 이토의 존재에 대해서는 별 생각 해 본 적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짱구 잘 돌아가는 자뻑아싸인생(이거 보니 누가 갑자기 생각나는구만)따위. 어릴때 결함때문이라는 그럴싸한 변명을 대어봐야 그건 도량 문제일 뿐. 다카스기가 정확하게 본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곤도, 바보스럽더라도 잘못에 대해서는 확실히 사과할 줄 알고 뭐 이런 설정은 좀 많이 관뒀으면 좋겠다. 그래 아무리 실제 곤도 이사미가 머리가 나빠서 온갖 골치 다 떠안아 줬다 하더라도 그래도 속 탄다. 아랫사람이 실수를 저지르면 그건 사소한 일은 사소하게, 큰 일은 큰 일일 뿐이다. 하지만 윗사람이 실수를 하면 사소한 일은 절대 사소한 일이 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없는 재능을 인정한 것 까지는 좋은데, 이번건만은 사과와 후회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오키타와 히지카타가 용서해도 내가 못하겠다, 할복해 곤도.


 


아 또 이 무심한 표정이 나왔다. 변해버린 히지카타를 만나고 그 웬수같은 놈이 무릎까지 꿇고 빌었으니 여간 마음에 걸리는게 아닐거다. 원수를 떠나서 무인이 다른 누군가에게 무릎을 꿇는다는걸 긴토키가 무슨뜻인지 모르진 않겠지. 그러나 여기까지 왔음에도 수많은 고민과 고민을 하던 그는 결국은... 끝끝내 한발짝 뒤로 물러선다. 그렇게 이방인이고자 했음에도... 자신의 모든 것인 신센구미를 지키고자 이를 악물고 발악하는 히지카타를 보는 그는 어땠을까. 아마도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지 않았을까. 후회일까 아니면 무엇일까. 아닌척 그렇게 살아왔지만 순간순간 보이는, 눈을 돌리면 보이는 자신의 과거의 잔상은 결국은 끝끝내 따라다니겠지. 
반사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정말 거기까지였을 테세.

 

 


반사이는 긴토키에게 과거의 망령이라 그랬다. 긴토키는 어느것 하나 달라진 것이 없다고 그랬고.

 

 


.............긴토키 야토족 혼혈에 300원 겁니다. 그리고 동야호에는 진짜 선인이 살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아 뭐 기차를 막아내는 히지카타도 그런...그러네.. 거 참)

 

 


다카스기는 알아차렸을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아니 알아챈다기보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옛 친구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도. 그래서 더더욱 돌이킬 수 없음을. 다카스기의 카리스마는 오히려 긴토키에게 무게감을 더해준다.

긴토키에게 신념이란 무엇일까... 가장 소중한 기억을 가슴에 묻었으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동지들을 떠나왔다. 어릴때부터 함께 한 친구를 등졌다. 그런 그에게 남은 것은 과거가 아닌 현재. 과거가 소중하지 않은건 아닐진대, 스스로 버렸는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온 건지는 모르겠다. 절실하게 붙들고 있는 현재와 신념. 소중한 것들을 다 묻어버린 긴토키는 이 둘이 없다면 살아도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겠지. 긴토키에게 과거란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다만 현재를 택했다. 다시 짊어지고 어떤 말도 없이 그리고 살아갈 뿐이다.



 


아 근데 해결사, 진짜 돈 안 받은건 아니겠지? 그건 꼭 받아야 한다고!!! 내가 억울해 정말 왠지 진짜로. 삽질의 원흉인 고릴라에게 다 뜯어먹어버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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